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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재해 이후, 일본 만화는 어떤길을 걸을까... 만화 규장각 칼럼 문서고(일본통신)


2011년 대재해 이후, 일본 만화는 어떤 길을 걸을 것인가?

2011 311 오후 2. 일본의 동북지방을 진도 7급의 강진이 쳤다.

일본은 흔히 지진열도라고 불릴만큼 지진이 흔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비교적 대비가 잘되어 있었지만 이번 지진은 이런 준비들이 무의미해질 만큼 거대한 지진이었다. 이번 지진은 그 자체 피해가 컷지만, 이어 지진으로 발생한 거대한 해일이 동북해안지방을 쳤고, 때문에 일본 현대 역사에서 가장 거대한 지진피해가 발생했다.

 

5 13 현재, 지진과 해일로 인한 공식 사망자만 15,000명을 넘어섰고 피난을 하고 있는 사람만 11만명이 넘는다.(추정 사망자는 만명 단위다)

발생한지 달이 넘어가는 지진에 대한 복구활동은,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어 심각한 방사능 재해를 야기하고 있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때문에 여전히 더디게 진행되는 형편이다.(사실 지진이 발생했던 처음에는 오히려 지진이 건설경기 부흥 등으로 일본 경제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대단히 낙관적인 견해마저 있었고, 일본 주식을 사자는 움직임마저 있었다고 전해진다)

 

아마 이번 지진은 일본사회를 대지진 이전과 이후로 명확하게 나눠지게 것이다. 지진과 만화에 얽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오랜만에 뵙는 독자분들에게 전해드리면서, 필자 자신도 대지진 발생의 현장에서 보고 느끼고 생각했던 여러 가지 것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원래 글은 일본 만화가 대지진에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가에 대한 글이었지만, 2011년에 발생한 일본 대지진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따라서 섣부른 결론과 같은 글보다는 이러한 르포성이 가미된 글이 좋지 않은가 하는 판단 따라 진행되었)

 




1. 직접적인 타격들

 

지진과 해일 피해가 일어난 직후일본의 만화 출판사가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부분은 종이와 잉크 등 만화책을 제작할 때 필요한 재료들의 수급부분이었다.

일본 제지업계 2위인 닛폰제지와 6위인 미쓰비시 제지 등의 회사 공장 일부가 물에 잠기고 재고 대부분이 파손되는 큰 타격이 발생하면서 책을 만들 종이가 크게 부족하게 되었다지진이 발생한 일본 동북부 지역은 일본의 주요한 잉크 제조업체가 몰려있는 곳이기도 하였는데이들이 피해를 입어 만화책용의 컬러잉크 수급도 많은 문제를 겪었다. 이러한 문제는 많은 만화잡지사들이 만화잡지의 발매를 짧게는 일주일길게는 한 달간 연기하는 것에 가장 큰 영향을 주게 된다.

  


 번째로원자력 발전소 피해 등으로 인하여 전력수급이 원활하치 않을 것으로 예상이 되어 수도권 등을 비롯한 일본의 동부 지역관동지역에는 계획단전이 실시되었다. (것은 주택가 밀집된 어떤 구역은 실행하고 회사나 관공서가 밀집된 어떤 구는 실시되지 않는 등의 차별문제들이 불거져서,제대로 실시되지는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만화잡지 편집부도 만화 편집에 지장을 받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실제로 필자가 일을 하는 만화 편집부 안에서도 회사 서버 피해문제로 업무정지가 된 적이 많았다)  

 피해를 입지 않은 일본 다른 지역에서 전기를 끌어오면 되지 않는가 하는 의견도 있었던 모양이지만피해를 입지 않은 일본 서부 지역  관서지역은 전기자체의 성질이 달라서 사용할 수가 없었다.

  


 번째하지만 가장 편집부가 걱정한 것은 역시 실로 만화를 그리는 작가들과 편집부원들의 안부문제였다.

지진피해 발생 당일전화 등의 통신망 폭주로 연락이 잘 되지 않는 일이 이어지면서 실제로 잡지에 원고를 그리고 있는 만화가들의 안부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는 일이 며칠이나 계속되었다따라서 사방으로 작가들의 안부를 확인하는 연락을 넣어안부가 확인되면 이를 잡지의 지면을 구성하는데 참고로 삼았다. 편집부원들도 전철망과 도로망이 망가지면서 출퇴근에 지장을 받는 일이 발생해 일주일 정도의 택근무 등의 조치를 받은 사람이 많았다

(필자는 편집부의 배려로 한국에 일시 귀국하여 원자력 발전소 문제와 편집부 정상가동 여부 등의 추이를 지켜보았으며, 한국현지에서 작가들을 만나 현지에서 업무를 진행하였다이때 떨어진 업무명령 중 하나가 한국인 작가들이 안심하고 원고작업을 진행하도록 격려하고 확인하는 것이었다)

  


참고로 이때 강점을 보인 부분이 일본잡지에 활동하는 한국 작가들이었다현재 한국 작가의 대부분은 한국현지에서 작업하여 일본의 출판사로 원고 데이터를 발송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었고이는 지진으로 인하여 원고를 작가에게 받거나 인쇄소로 보내는 택배등의 물류시스템이 혼란을 겪는 상황에서 상당한 강점을 보였다

(물론인터넷 망까지 붕괴되었다면 오히려 치명적인 결점으로 작용하였겠지만상당히 강했던 이번 지진도 인터넷망자체까지 붕괴시킬 정도는 아니었다

  

   

2.  지진 직후매출저하

 

지진 직후의 각종 혼란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편집부는 총력을 기울여 만화잡지를 발행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다특히, 필자가 속한 편집부의 경우는 이러한 재난을 당했을 때일상생활에서 항상 보아온 만화잡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만화 편집자의 의무라는 논리로 굉장히 정력적으로 만화잡지 출간에 매달렸다

다만이 행동은 편집부 안에서도 찬반 양론이 격렬하게 갈렸다이런 어려울때 직업정신을 발동하여 만화책을 만들자는 찬성파와 이러한 큰 재해를 당해 사람들의 온 신경이 텔레비전 뉴스로 쏠린 지금독자들이 과연 만화를 읽을 심적인 여유가 있을 것인가가 반대파의 의견이었다


여하튼 잡지는 통상 발매일자에 발매가 되는데 직후의 잡지 매출은 상당한 내려가 20~30%정도의 매출저하가 있었다고 한다영업부의 분석으로는 지진과 해일 피해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광범위한 지역의 서점과 편의점 판매망이 붕괴한 것과 독자들의 구매의욕 저하가 가장 큰 원인으로 나타났다하지만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관서지방 – 직접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은 큰 저하는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한다. (로 필자가 한국으로 긴급히 출국할 때 들렀던 오사카 지역은 극히 평온한 분위기였다)

 

 달의 시간이 지난 5월 중순인 지금잡지의 매출은 이전수준을 회복했으며 단행본의 매출도 마찬가지 수준으로 회복이 되었다.

 


3.    만화의 내용과 표현에 대한 제한 

 

지진 이후만화의 내용과 표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침이 정해져서 편집부에 전달된다잡지에 실리는 만화 연재내용 안에서 대량살인이나 재해로 인한 죽음살상 등의 표현은 자제할 (이로 인해 필자가 참가중인  전쟁만화는 안에서 등장하는 민간인 학살부분이 문제시되어 장기간 휴재에 들어간다). 원자력 발전소 문제를 연상시키는 단어나 표현 등은 자제를  굉장히 어둡고비관적인 내용은 가급적으로 자제를   등등이 그것이다.

이것은 비단 필자가 속한 편집부뿐만이 아니라 다른 주요 만화 편집부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있는데이른바 자숙이라는 용어를 빌려 어려운 시기에 타인에게 비판을 받을만한 요소를 미리 없애두는 특유의 일본문화에서 나온 행동이라  것이다. 

 

 

4.     지진 이후앞으로 일본의 만화는 어떤 행보를 걸을 것인가

 

스즈키 코지의 소설 [] 이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 나카타 히데오의 [] 1995일본 사회에 거대한 충격을 안겨준 한신 대지진 이후 공개되었다별다른 서스펜스나 잔혹 씬이 등장하지 않는데도 호러작품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였다

사람들은  작품의 히트 이유를 정체를   없지만 뇌리에 기분 나쁘게 들어붙는 공포감/불안감을 꼽는데많은 평론가들은  불안감을 한신 대지진 이후에 특히 관서지방을 중심으로 퍼져나간막연한 불안감 – 지금의  생활/일상이 일거에 끝날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형상화한 덕이라고평했다. (필자는 이전에 1995 이후에 등장한 [에반게리온] 히트 이유에  한신 대지진 이후에퍼져나간 일상에 대한 불안감을 꼽아보기도 했다)

 

 지진을 겪은 이후 일본인들의 심경을  표현한 다른 만화 작품으로는 다카하시 신의 [최종병기 그녀]  꼽을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만화에서는 홋카이도에서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주인공이 어느날 갑자기 발생한 전쟁(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대단히 낮은 현대 일본의 특성상 정치는 인간이 의사를 가지고 행하는 정치적인 행위라는 인식은 옅으며, 인간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벌어지는 자연재해와 비슷하게 인식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인하여 지금까지무사태평한 일상에서의 인간관계를 파괴당하고 어떻든 이것을 회복해보려는 노력이 담아져있다그런 사람들이 펼쳐내는 처연한모습들… 여기에 공감한 많은 독자들의 선택으로  만화는 성공을 하였다 

  













 

 











 

[그림1. <최종병기 그녀>- 다카하시 신 작]


지금 동일본에서 발생한 미증유의 대재해는 한신 대지진의 그것을 더욱  크게 뛰어 넘은 것은 물론현재 진행중으로 얼마까지 피해가 늘지를 모른다이것은 일본 사회를 지탱하던 [안전신화][일상신화]이전의 한신 대지진이상으로 뒤흔들고 있다물론무능한국가관료 이상으로 이전의 일상으로 자신들의 생활을 되돌리려는 일본 보통사람들의 노력은 눈물겹지만아마 사람들사이에 거대한 불안이 만들어지는 것은피할  없을 것이다


 번이나 이야기를 해왔지만일본의 만화 시스템은  십년이나 지속된 [일상]시스템 안에서 만들어진 존재다단순한 체제뿐만이 아니라  만화안에 담겨지는 내용들조차도 그렇다이것에 이번대지진은 깊은 영향을 미칠 것은 아마 필연적일 것이다지금 일본 편집부는 이것을 깊이 생각하는중이다 


앞으로 뭔가  생각의 결과 얻어지는 결과가 있을   지면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전해보겠다.


덧글

  • 타누키 2011/06/04 08:30 # 답글

    다카하시 신의 좋은사람에서도 대지진을 참 잘다뤘더라구요.
  • 은화령선 2011/06/04 10:38 # 답글

    아.. 내가 읽고 1일동안 패닉상태에 빠진 최종병기그녀..

    먼가 짱구극장판어른제국의역습이라거나 20세기소년 같은 작품이 더 나올듯하고.
    혹은 재난을 다룬 작품도 많이 나올듯하네요

    중2병작품도 많이나올거같아..
  • 검투사 2011/06/04 21:11 # 답글

    외전을 읽지 않고 본편만 보면 "세계 멸망"으로 끝난다고 생각할 수 있는 <최종병기그녀>가 저렇게 인식된다는 게 신기합니다. 0ㅅ0 자숙대상이 되지 않았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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